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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희동이에게 쓸 편지의 원고가 완성되었다. 희동이 보아라. 내 일찍이 듣기로, 군대의 기후는 단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심지어 환절기조차 느끼지 못하는 고로, 언제부턴가 겨울이 찾아오고 갑자기 더위가 찾아오면 그때 가서야 여름이 되었다는 사실을 느낀다고 하여 설마설마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나와 같은 민간인들에게 요즘 날씨는 그저 아침 저녁으로 조금 쌀쌀하나 낮에는 조금 더위를 느끼는,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일상이다. 군에 있는 네게는 더워도 고생이고 추워도 고생이겠으나 하루하루가 가고, 계절이 바뀜은 네 오롯한 정신이 한층 성숙해 가는 한 과정으로써 이해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언젠가 네 얼굴을 볼 때가 되면 꼭 한 번 물어볼 생각이다. 나는 매일 밤늦게 촉촉한 밤이슬을 맞으며 도서관을 벗어나 향긋한 풀냄새에 취하여 길을 걷고 있다. 항상 그.. 더보기
강철팬티와 쓰나미대변 그리고 태풍방귀 하마터면 짧은 인생 회고하다가 갈 뻔했다. 난 장군님을 찾아가기 전, 한가지 불안요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 그것은 바로, 그곳엔 화장실이 없다는 점이지. 이것은 죽음의 설사 레이드가 잦은 나에게 있어 치명타로 작용하기에 무슨 일이 있든 없든 간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나는 고민했다. 'ㅅㅂ 한 번 똥 쎄리고 가? 콜?' 저런 생각을 하며, 집안 눈치를 보느라 나오는 시간이 조금 늦어졌다. 나가려고 하니까 아빠가 군고구마 사올테니 먹자 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물리게 먹었던 군고구마를 몇 시간 안되어 또 쳐먹었다. 이 쳐먹었다는 건 나를 뜻하는 말이지. 그저 한 마리 짐승처럼 군고구마와 딸린 군밤을 탐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상해던 시간보다 훨씬 늦어지게 되었고, 나는.. 더보기
오랜만에 영권이를 만났다. 아―――――――――――――――――――――――――――――――――――――――― 달을 따러 간다 더보기